2월 20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었다. 3월과 4월, 밖은 위험했다. 갑자기 시간들이 집안에 갇혀 뒹굴었다. 여러 날 밤을 새우며 드라마와 영화를 눈이 빠지게 봤다. 아, 이 얼마나 기다리던 시간이냐! 이렇게 늘어져 있는 것이…. 눈이 휑해지고 허리가 아프도록, 그간 보고 싶었으나 읽지 못했던 소설을 꺼냈다, 이 시절에 떠올림 직한 소설 와 을. 그리고 17살에 내 영혼에 접속했던 만화책 . 10년 전쯤 동네 비디오 가게가 문을 닫을 때 마흔아홉 권 전집을 샀으나 읽지 못한 채, 구석에서